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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단한 애플, 놀라운 삼성

-      80년대 초부터 아이폰에 대한 기초 기술 쌓아와

-      90년대 초 아이폰의 모태가 된 뉴튼이미 충분히 앞서 있어

-      90년대 초 삼성은 수입 해 한글화 작업 할 수준의 기술력

-      갤럭시를 통해 아이폰과 경쟁하는 모습 놀라워

 

90년대 초 삼성이 비공개로 돌렸던 손안의 컴퓨터 95LX를 몰래 구입해 사용했던 사용자로, 애플이 처음으로 출시했던 손안의 컴퓨터인 뉴턴 (Newton)’를 개인적으로 수입해 사용했던 사용자로써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의 싸움은 매우 흥미롭다.

 

아이폰의 저력은 어디서 오는가?

 

애플이 설립되던 1976년은 정부와 기업에서만 컴퓨터를 사용했다.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은 천재적인 엔지니어답게 디스플레이와 키보드가 달린 PC를 만들어 컴퓨터를 대중화 시킨다. 스티브 잡스는 외형적이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CEO형인 반면 워즈니악은 조용한 기술자였다. 외톨이 몽상가와 천재 엔지니어의 환상적인 조합은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 초창기에 입사 해 오늘날의 애플을 만들고 아이폰의 기반을 만든 사람은 엘런케이이다. 애플 창업자가 아니기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플, 나아가 컴퓨터 산업 자체를 발전 시킨 과학자이다. ‘엘런케이 는 컴퓨터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튜닝상수상자이기도 하다.

 

엘런케이의 업적은 일반인들에게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하지만 아이폰과 연결된 부분만 나열해도 그가 얼마나 컴퓨터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아이폰의 핵심 경쟁력인 그래픽 인터페이스, 컴퓨터 프로그래밍, 모바일 컴퓨터의 개념을 만든 과학자이다.

 

애플과 아이폰을 평가 할 때 첫 번째로 이야기하는 것이 직관적인 그래픽 인터페이스 (GUI)이다. 흔히 애플과 스티브잡스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제록스 연구소의 아이디어를 훔쳐 1983년 리사 (Lisa)를 통해 상업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절하한다. 일부는 맞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제록스 연구소에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설계한 장본인이 엘런케이이며 애플로 이직 후 더욱 발전 시켰기 때문이다. 엘런케이부터 시작 된 GUI가 아이폰을 통해 꽃을 피우고 있는것이다.

 

엘런케이는 현대적 프로그래밍인의 개념인 객체지향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스몰토크는 세계 최초의 객체지향 언어이다. 객체지향 (object-oriented)이라는 말도 엘런케이가 만들어 낸 말이다. 현재 고급 프로그래머들이 사용하는 자바, C#, C++ 등의 언어들은 모두 객체지향 언어로 스몰토크의 기술을 계승 발전 시킨것이다. 아이폰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이유는 단일 기종과 폐쇄적인 소프트웨어라는 이유가 가장 크지만 컴퓨터 언어에 대한 많은 투자로 원천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엘런케이는 들고 다니는 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설계하기도하였다. 그가 설계한 다이나북을 발전시킨 것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노트북, 타블릿 컴퓨터, 전자책 (아이패드)이다.

 

아이폰의 원형인 뉴튼은 이미 대단했다

 

1983년부터 1993년까지 존 스컬리’ CEO 시절 애플 실적은 좋지 않았다. ‘존스컬리 CEO 경쟁에서 패해 쫓겨났던 잡스가 돌아와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다. ‘존 스컬리는 원래 펩시의 전설적인 CEO이자 마케터로 펩시를 세계 1위 기업인 코카콜라와 나란히 경쟁 할 정도로 성장시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그가 펩시를 경영하면서 사용한 전략들은 아직도 경영학 교과서에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그가 애플 CEO로 있는 동안은 실적도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고의 인재라고 평가 받는 잡스를 쫓아냈다는 이유로 요즘 들어 평가가 안 좋아진 인물이다.

 

하지만, ‘존 스컬리는 미래 세상은 손안의 컴퓨터가 대세가 될 것임을 주장하며 엘렌케이 등 유능한 과학자들이 애플 내에 축적한 기술적 자산을 가지고 처음으로 손안의 컴퓨터를 만드는 예지를 보였다. 이 제품이 애플 최초의 모바일 컴퓨터인 뉴턴이다. 현재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모바일 제품의 원형이 되었던 제품이다.

 

1993년 출시 된 뉴턴은 지금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는 iOS 플랫폼을 사용한 최초의 상업화 된 모바일 제품이었다. 본인이 90년대 중반에 개인적으로 수입해 사용했었던 뉴튼은 경쟁 제품에 비해 완성도가 높았다. 당시에 이미 터치 스크린 기술을 사용했으며 스타일러스 펜으로 화면에 글을 쓰면 글자를 인식 할 수 있었다. 본인은 당시에 팜탑 (palm top) 컴퓨터를 5개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뉴턴은 그 중에서 최고 제품이었으며 특히 확장 기능에서 뛰어났다. 하지만 소설책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평상시에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워 확장성은 떨어지지만 이름 그대로 손바닥에 올려서 사용할 수 있는 팜파일럿 (palm pilot)을 주로 들고 다녔다.

 

그 때 삼성은 뭐 하고 있었을까?

 

애플이 뉴튼을 출시할 당시 삼성은 뭐를 하고 있었을까? 아래는 필자가 지금도 가지고 있는 삼성 최초의 팜탑 (palm top) 컴퓨터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공개한 적이 없으며 HP에서 개발한 제품을 삼성전자에서 한글화 작업을 한 후 삼성생명 보험 아줌마들 200명 정도에게 업무용으로 나누어주었다. 하지만 보험 아줌마들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워 책상 서랍에 넣어 둔 것을 아름아름 수소문 해 구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기업이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팜탑 컴퓨터는 고사하고 PC도 제대로 못 만드는 회사였다. 다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HP 제품을 수입 해 보험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당시에는 애플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10년간 삼성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해 디지털 제품의 주요 부품인 디스플레이, 메모리, 디자인 등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게 된다. 최근에는 핵심기술인 비메모리 부분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 해 디지털 제품 제조는 대부분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다.

 

국내 업체는 스마트폰 어렵다

 

그러나 삼성에게도 스마트폰은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 이는 기초 학문이 부족한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똑같은 핸드폰일 수 있으며 작은 PC에 불과하지만 소프트웨어 원천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에 최적화 하는 것이 중요한 소프트웨어 지식이 중요한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이 거의 없다. 프로그래머가 넘쳐 나는 거 같아도 소프트웨어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모두 MS Oracle 등 외국 업체들이 만든 설명서를 가지고 응용하는 레벨이다. 이는 수학 공식을 알뿐 공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는 것과 동일하다. 공식에 맞는 경우 약간의 응용은 가능하지만 근원적인 원리를 알아야 할 경우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아직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는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 구조를 알아야 해결 할 수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 십년간 소프트웨어에 투자해 가며 컴퓨터 산업을 만든 애플을 따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삼성이 스마트폰 못 만드는 것은 당연했다

 

애플은 자체 기술을 통해 모바일 OS를 90년도 초부터 발전 시킨데 비해 삼성이 사용할 수 있는 OS는 안드로이드 출시 이전까지는 ‘Windows mobile’이 유일했다. 문제는 ‘Windows mobile’은 게임기, 인터넷TV PC를 제외 한 디지털 기기에서 범용적으로 사용 할 수 있게 설계한 ‘Windows CE’를 스마트폰으로 만든 버전으로 기본 설계가 스마트폰용이 아니기에 스마트폰에서 최적의 성능을 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삼성에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Windows CE’ 혹은 ‘Windows Mobile’을 탑재 한 블랙잭, 미라지, 옴니아 등의 성능이 신통치 못했던 것은 아쉽지만 당연한 결과였다.

 

갤럭시도 큰 기대 안 했다

 

안드로이드 역시도 아직 안정적인 OS가 아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1.1 버전이 출시 되었으나 아직 부족한 성능과 안정성으로 작년 한 해 몇 번의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천하의 마이크로소프트도 2000년도부터 10년 동안 ‘Windows mobile’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으나 아직도 최적의 성능을 내고 있지 못한 것과 비교해 안드로이드는 빠른 속도로 성능이 향상되고 있는 것에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좋은 OS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그렇기에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 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 안 했다. 블랙잭, 미라지, 옴니아 때처럼 외국 OS 가져다가 그냥 돌아 갈 수만 있게 만들거라 생각했다.

 


 

아직 갤럭시가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삼성이 작년에 보여 주었던 모습과 다르게 갤럭시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과거처럼 단순히 돌아가게 한 정도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에 최적화 하는 기술을 많이 익힌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안정성이 크게 향상 되었으며 스크롤 속도도 매우 부드럽고 빠르며 터치감도 좋다. 갤럭시가 출시하기 전에는 하드웨어 스펙으로는 계속 아이폰을 능가하겠지만 소프트웨어 최적화 때문에 한동안 아이폰을 따라잡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 특유의 뒤집기 기술을 또 한번 보여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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