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정부는 구글을 이길 수 없다

doimoi 2009. 6. 2. 08:38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구글 유튜브가 실명제를 거부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어떤 식으로든지 구글에 대한 제지를 가하려고 하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제지하려고 하는 시도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고 하는 태도가 합리적인 태도이다.

 

한국 정부가 구글을 제지하기 힘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경을 자유롭게 뛰어넘을 수 있다.

구글 본사는 미국 기업으로 직접적인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다. 구글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부당한 간섭을 한다고 판단 할 경우 구글 코리아 철수 후 미국에서 바로 한글 서비스를 제공해도 무방하다. 실제로 세계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페이스북(Facebook)은 작년 중순부터 미국에서 직접 한글을 지원하며 한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구글은 한국 정부가 부당한 단속을 한다고 판단 할 경우 얼마든지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둘째, 명분이 부족하다

한국 정부가 구글 코리아를 단속 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대 국가에서 행정력을 행사 할 경우 명분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구글은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런 기업을 단속하기 위해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감 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실명제를 위반 했다는 이유로 구글을 단속하기에는 국제 사회에서 명분이 부족하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시행되는 인터넷 감시 제도인 실명제를 거부했다고 제지를 하는 것은 국제적인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셋째, 구글의 자본력과 배후가 엄청 나다.

구글을 움직이는 힘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수준을 벗어난다. 구글은 세쿼이아 캐피탈 (Sequoia Capital) KPCB (Kleiner PerkinsCanfield & Buyers)가 투자를 해 성공 시킨 회사이다. 이들 회사는 미국 최상위층이 직간접적으로 관여 되어 있다.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KPCB에서 활동하는 엘고어이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 부통령을 지냈으며 노벨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미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지난 미 대통령 대선 후보로 거론 되기로 하였다. 자본력도 한국 정부가 함부로 무시 못 할 수준이다. 현재 구글의 1년 매출액은 약 28조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의 총지출이 2008년 기준으로 257조원으로 구글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으나 구글의 성장세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다국적 기업인 액손모빌의 경우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떤 기업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구글의 미래 자본력도 만만하지 않다.

 

위에서 보듯 구글은 국내 기업 다루듯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실명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억지 단속 근거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은 효과가 적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제 자본 세력에게 한국이 투자 국가로서 적당하지 못 한 국가라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전 세계 언론들의 조롱과 네티즌들의 호응으로 국가적 이미지 실추까지 가져 올 수 있다.

 

앞으로 계속 늘어 날 수 밖에 없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지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이 단속 할 근거를 찾는 것보다 먼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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