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버라이트! 한국에 약인가?독인가?

doimoi 2007. 10. 14. 19:31
실버라이트가 지난달에 정식으로 발매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실버라이트에 대한 지엽적이고 기술적인 이야기가 논의되고 있는데 사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이 실버라이트라는 기술이 대한민국이라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 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분석해 보는 것이 더 실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버라이트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하는 기술이며,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로는 어도비에서 매크로미디어사를 인수해 개발 중인 플래시가 경쟁자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아직 실버라이트는 플래시에 경쟁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지금 리치미디어를 서비스하는 대부분에 업체들이 플래시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눈에 확 띄는 쭉쭉빵빵한 기능이 없다면 굳이 오래 정든 조강지처로 만족하지 한눈을 팔 이유가 없는 것이죠. 다시말해, 지금에 모습처럼 플래시에 비해 눈에 확 들어 오는 기능이 없다면 실버라이트로 바꿔야 할 필요가 없는 거죠. 특히, 기존 플래시 개발자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툴을 버리고 새롭게 툴을 공부해 개발 할 필요는 더욱 더 없는 것이겠죠.

이런 점들을 살펴 볼때, 실버라이트가 보급 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이 있는데 실버라이트가 기존 윈도우 미디어 서버 사용자들에게는 거의 무료나 다름없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미디어 서버를 보급 시키며, 기존 미디어 서버 시장에 거인인 real 사를 꺾은 것도 사실 무료라는 전략이었습니다. 이 전략을 다시 한번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덤핑이었죠. 하지만, 이것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법원의 판결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 주었기에 드러내 놓고 실버라이트의 장점이 무료라는 것을 홍보하지 못 할 뿐이지, 실버라이트에 유일하며 가장 강력한 장점은 무료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점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유독 반짝 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플래시로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FMS라고 하는 서버가 필요한데, 이것에 대한 FMS에 대한 어도비에 무개념 정책 때문입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FMS의 가격 정책에 대해 설명 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3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되고 어떤 것을 선택해도 가격은 동일합니다.

  1. Unlimited bandwidth & 150 concurrent connection
  2. 40 megabits bandwidth & 1000 concurrent connection
  3. 25 megabits bandwidth & 2500 concurrent connection

참으로, 대한민국에는 어울리지 않는 가격정책입니다.

2번과 3번은 한국에서는 고려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 네트워크 사용량이 최대 40메가 혹은 25메가라는 것인데, 대한민국은 서버가 아닌 일반 가정집에 100메가가 들어 오는 상태입니다. 2 번 혹은 3번을 선택하면 네티즌 한명 접속 제대로 시키려면 극단적으로 말해 서버 3 개 혹은 4개를 사야 하는 말도 안 되는 형국입니다. 1번을 사용한다고 해도 사용자가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것인데 포탈 등 대형 서비스에 경우 동접자가 수십만이 넘습니다. (참고로, 무제한 접속할 수 있는 라이센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FMS를 구입하는 것은 소규모 서비스 외에는 불가능하며 실제로 요즘 유행하여 모두 플래시로 되어 있는 동영상 UCC 서비스도 모두 FMS 없이 progressive download라는 편법(?)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편법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것이 한계가 있기에 최근 모 포탈에서 수십억원을 들고 어도비 본사와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국부 유출이 분명해 보입니다만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실버라이트라는 대안이 생긴것이죠.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기회라면 기회 일 수 있던 것이 그 동안 어도비 플랫폼 외에는 대안이 없었으나 실버라이트라는 대안이 생겨 소비자에 선택권이 생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IT 플랫폼이라는 것이 TV나 자동차 하나 사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실버라이트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보급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단순히 신규 서비스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사활을 걸고 있으며 모든 기술을 응집 하며 추진하고 있는 .NET Framework에 성패를 좌우 할 열쇠가 실버라이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NET Framework을 배포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였고, 개발자들과 서버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으나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일반인들 PC에 설치하는 것은 실패를 하였습니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NET Framework을 설치해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죠.

이것을,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실버라이트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세계적으로도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보급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좀 심하게 말해 한국의 모든 PC들이 마루타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또 다른 문제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나라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ActiveX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위험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실버라이트에 대한 보급이 과거 ActiveX가 한국에서 무분별하게 퍼졌던 것처럼 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지금도 마이크로소프트에 꼼짝 못하는 종속적인 나라인데 그것을 더욱 공고히 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과거로 돌아 가 생각해 보자면, 97 년경에 넷스케이프가 지원했던 자바 진영과 ActiveX를 중심축으로 한 MS 진영이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사실 그때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바원 진영이 좀더 앞서 있었습니다. 자바원이 먼저 선점하고 있었던 시장이며, 어느 한 업체와 특정 사용자 층에 종속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뒤 늦게 뛰어 들었는데 전문가 집단에서는 사실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안정성도 검증 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인터넷 정신의 부합하지 않게 자기들이 배포한 Internet Explorer에서만 돌아 가는 어의 없는 플랫폼이었기 때문이였죠. 하지만, 벤처 열풍이 전국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을 잘 모르는 초보 개발자들이 플랫폼에 대한 고민 없이 무분별하게 ActiveX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적인 국가로 전략했습니다. (AcitveX 를 이렇게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나라는 거의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다시 한번 이런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실버라이트 과연 대한민국에 약일지 독일지 모르겠네요.

참고로 아래는, 넷스케이프를 중심으로, 썬, 애플, IBM 등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항하기 위해 96년 경에 만들었던 자바원 플랫폼 구성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앞서 있었지만 Windows를 무기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액티브 플랫폼에 무참히 무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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