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집단지성은 어디서 오는가?

doimoi 2008. 10. 7. 08:31
Web 2.0 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는 '집단지성'이다. 일반 대중들이 모였을 때 전문가 수준에 높은 지적 능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완벽히 검증 되지 않은 이론이며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치열하다. 초등학생들이 아무리 모여도 대학생 수준의 수학 문제를 풀 수 없는 것처럼 일반 대중들이 아무리 모여도 전문가 수준의 지성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주장도 있다. 요즘은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의도적으로 특정 개인과 집단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견을 몰아가거나 객관적이지 못 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정보에 일반 대중들의 감정적인 판단이 들어 갈 경우 집단지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집단지성을 표방하는 사이트는 신뢰성 문제로 많은 공격을 받는다. 집단지성을 대표하는 사이트로는 누구나 편집 할 수 있는 인터넷 백과 사전인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가 있다. 누구나 편집 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영어 위키피디아만도 160만개 이상의 항목이 등록 되어 있다. 이용자 수도 세계 8 위 사이트 (Alexa 기준)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신뢰성의 의심 때문에 뉴욕타임즈 등 주류 언론에서는 위키피이아를 통한 취재 및 인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지식인 집단인 대학에서는 참고 자료로 위키피디아보다는 전통 매체인 신문과 백과 사전을 인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신뢰성에 끊임없는 의심을 받자 위키피디아는 자료를 공개하며 집단지성의 이미지를 벗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13,000명 이상의 회원이 참여 해 콘텐츠를 생산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0.7%의 전문가들이 콘텐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고 공개를 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채워 놓으면 일반인들이 부수적인 내용을 채우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협업으로 집단지성을 만들어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경우도 있었다. 집단지성이란 단어가 생기기 훨씬 이전인 1995 년 중국의 추링이란 여대생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졌다. 중국 의사들이 원인을 파악하지 못 해 치료를 멈추자 친구들은 추링의 검사 결과를 정리 해 인터넷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 달도 안 되어 18개국 2000 명의 사람들이 해결을 위한 회신을 보내 주었다. 이 중 70% 는 관련 분야 전문가인 의사들의 조언이었고, 나머지 30%는 추링의 회복을 바라는 일반 대중들의 회신이었다. 이 과정 속에 이 분야 최고 전문가였던 UCLA의 조지 박사가 참여했다. 인터넷을 통한 수 많은 토론끝에 추링은 탈리움 중독을 의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탈리움 중독은 흔한 병이 아니여서 중국에서 치료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찾기 위한 일반 대중들의 노력 끝에 적절한 치료제를 찾았고 이를 통해 추링은 회복 할 수 있었다. 이 감동적인 과정은 UCLA 홈페이지에 실렸고 전문가와 일반 대중의 협업에 대한 수 많은 토론을 만들었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집단지성은 일반 대중들만의 참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 대중들 속에 전문가들이 포함 되어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과 일반 대중들의 협업을 통해서만 참다운 집단지성을 완성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네이버 지식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반 대중들의 참여는 활발한 편이나 전문가들의 참여는 부족하다. 선진국들처럼 전문가들의 참여를 사회에 대한 지식 기부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정착 되어야 한다. 전문가 집단은 그들이 가진 지식이 그들만의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하며, 일반 대중들은 온라인들에도 그들이 가진 권위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정착 되어야 참다운 집단지성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