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야후 인수를 둘러싼 기업들의 속마음

doimoi 2008. 4. 1. 08:00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 할 경우 인터넷 업계의 지형을 변경 시켜 놓을 수 있기에 업계 전체가 이를 주시하고 있다. 야후 인수를 둘러 싼 주요 기업들의 반응은 제각기 다르지만 인수 합병의 특성상 공식적인 반응이 그들의 진짜 속마음이라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PC에 프로그램을 설치 해 사용하던 방식에서 점차적으로 웹에 바로 접속 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경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산들을 빠르게 웹으로 변화 시켜야 하는데 웹서비스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이를 단시간 내에 극복하기 위해서 방문자가 가장 많은 야후를 인수 하려는 것이다. 야후가 거부 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적대적 인수 합병도 검토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적대적 인수 합병을 시도 할 경우 야후 직원들이 동요 할 수 있다. 인터넷 업계는 이직과 전직이 매우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업무를 인수 인계 받아 다시 시작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야후 직원들의 가슴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적대적 인수 합병은 바람 직 하지 않다. 그렇기에 마이크로소프트도 겉으로는 적대적 인수 합병을 운운하고 있지만 그들이 적대적 인수 합병을 시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야후 인수를 둘러 싸고 빼 놓을 수 없는 기업은 역시 구글이다. 이미 많은 보도를 통해 알려 진 것처럼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초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가 나왔을 경우 독점을 운운하며 적극 반대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황금 시장인 검색 시장에서 70%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검색 이외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내 놓고 있는 포탈 입장에서 독점 문제는 구글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시장 독점 문제가 부메랑으로 다가와 스스로를 공격 할 수 있기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직접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 할 수 없는 구글은 그들이 주식의 10%를 가지고 있는 AOL을 통해 야후를 간접적으로 도우려고 하였다.


구글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은 AOL은 겉으로는 야후를 돕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AOL의 속셈은 그렇지 않았다. 야후를 돕는 것처럼 보였지만 뒤로는 야후가 오랫동안 공을 들이며 인수합병 하려고 한 베보닷컴을 인수 해 버린 것이다. 베보닷컴은 국내에서는 인지도 낮지만 Myspace, Facebook 에 이어 3 위에 SNS 사이트이다. 커뮤니티가 부족한 야후가 오랫동안 베보닷컴을 인수하기를 원했고 실제로 작년 5 월에는 야후가 베보를 인수 한 다는 기사가 현지 언론에 소개 될 정도로 야후가 오랫동안 공을 들리고 있는 사이트다. 하지만, AOL은 현재 남을 도울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AOL은 미국에 본격적인 온라인 서비스 시장을 만든 회사로 현재 우리들이 이용하는 채팅, 커뮤니티, 게시판, 심지어 MMORPG까지 웹서비스의 대부분이 AOL에 효시를 두고 있을 정도로 초기 온라인 서비스의 성장을 이끌었으나 지금은 인터넷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약 하다. 특히, 타임워너가 인수 하면서 세계 최대의 오프라인 콘텐츠 제국과 세계 최대의 온라인 콘텐츠 제국이라는 결합으로 매우 큰 관심을 받았지만 그 성과가 미약 해 스스로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이다. 그나마 AOL이 마지막으로 믿는 서비스는 메신저 시장에서 AIM ICQ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개인 대 개인 서비스인 메신저와 인맥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인 베보닷컴을 이용 해 경쟁력을 강화 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 해야 하는 상황이다.


믿었던 AOL에게 배신 당한 야후지만 아직 마땅한 대안이 없기에 아직도 구글과 AOL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 하려고 하고 있다. 야후가 구글의 지원을 더 받기 위해서는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로 넘어 가면 구글 너희들도 힘들어 질 것이라는 논리 외에도 또 다른 무기가 있어야 하는 법. 야후는 요즘 구글이 주도하는 위젯 표준화 개발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 OpenSocial 의 참여를 무기로 삼고 있다. 구글은 인터넷 세상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한번만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OpenSocial 참여하는 모든 웹 서비스 업체에서 돌아 가는 위젯 표준화 개발 방법론을 강력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이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업체 중 하나는 방문자 1위 업체인 야후이다. 이것을 알고 있기에 야후는 구글에게 OpenSocial 참여 여부를 가지고 구글에게 직간접적 압박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 지는 것처럼 겉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 인수 압박에 강력한 거부감을 표시하고는 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인수 협상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상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 할 경우 타임워너 AOL을 인수 한 이후 10 년만에 발생하는 인터넷 업계 최대 인수 합병 사례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한 파급력 또한 매우 크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끊임 없이 손익 계산서를 계산하고 있으며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