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터넷 단속을 향한 정부의 무리한 욕심

doimoi 2009. 9. 14. 08:42

트위터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사람은 연아이다. 최근 급부상하며 김연아의 인기를 위협하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유명 S 성인 사이트 운영자이다. S 성인 사이트 운영자는 정부로부터 차단 당한 것이 알려지면서 구독자가 급상승하였다. 트위터 같은 해외 커뮤니티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차단 당했다는 사실은 대단한 홍보였고 이는 구독자 폭발로 이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월에 있을 선거를 대비해 트위터를 단속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이는 S 성인 사이트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큰 홍보 효과만 가져다 줄 것이다.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얻고 싶으면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열심히 활동해 선관위로부터 차단 당하면 된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

 

트위터의 S사이트 계정이 차단 당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수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이용하는 서비스이므로 해당 계정만 정교하게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 성인 사이트 운영자 계정은 차단되어 있지만 로그인 후 'Find People'에서 검색 후 구독 신청을 하면 된다. 또한, 요즘 해외 사이트들을 내부 기술을 공개하는 것이 유행이다. 이 정보를 가지고 제 3자가 수 많은 응용 사이트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차단된 계정이라고 해도 다른 트위터 응용 사이트를 통한 접근 등 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인터넷 단속과 차단은 한국 정부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선도적으로 실행왔다. 인터넷이 대중화 되기 이전인 1996 11월 당시 세계 최대 개인 홈페이지 사이트인 Geocities 전체를 차단한 적이 있다. 호주에 사는 한 네티즌이 영어로 북한 관련 글을 올렸다는 이유였다. 지금과 비교하면 네이버 블로그에 누군가 북한 관련 글을 올렸다고 네이버 전체를 차단 한 것과 비슷한 것이다. 이 선도적인 사건은 당시 세계적인 논란거리가 되었다.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논란부터 정치적으로 반대 되는 글을 정부가 나서서 차단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문제까지 다양한 논란을 만들었다.

 

해외 사이트는 단속이 불가능 상태에서 사이버 모독죄, 실명제, 좀비PC차단법 등 무리한 인터넷 통제법 확산은 사이버 망명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 진출 후 몇 년간 인기를 얻지 못하던 구글은 실명제 도입을 거부하자 정부의 단속이 집중되는 동영상, 메일, 블로그를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이미 정체되어 사용자가 늘어나지 않는 서비스임을 볼 때 국내 사이트를 이용하던 이용자들이 구글로 빠져 나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정부는 오프라인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속과 처벌이라는 정통적인 방법을 인터넷 세상에서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원하는 방식으로 단속이 잘 되지 않자 더욱 더 많은 인터넷 통제법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은 단속이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차단의 방법과 범위를 확대하려고 노력 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의 특성을 인정하고 단속의 범위를 최소화 한 후 효과적인 홍보와 교육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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