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글, 인터넷에서 고립 될 수 있다.

doimoi 2008. 12. 10. 08:00

요즘 해외 유명 웹사이트들은 현지 지사를 두고 해당 국가에서 서비스 하는 것보다 미국에 서버를 두고 각 나라별 언어로 번역 해 주는 것을 선호한다. 이는 국내 실명제와 큰 갈등을 빚을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해외 사이트도 한글 게시판 이용자가 10만 명이 넘으면 실명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유명 사이트에 국내법에 따라 실명제를 도입하라고 요구 할 경우 한글 지원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글의 세계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이 콘텐츠를 스스로 만드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지사 설립을 통한 현지 직접 진출을 선호했다. 해당 국가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2~3 년 전부터 불어 온 UCC 열풍은 이를 변화시켰다. 미국에 서버를 두어도 해당 국가 이용자가 콘텐츠를  생산 해 올리기 때문이다. 별도 지사 설립 없이도 해당 국가 이용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확보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작년 이후 주요 웹사이트들은 그들의 사이트를 개발 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공개하자 사용자 스스로가 디자인과 기능까지도 개발 해 이용 할 수 있게 되어 지사를 설립 할 이유가 더욱 감소 되었다.

실제로, 국내 진출 소식이 끊이지 않는 세계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페이스북의 국내 진출이 계속 연기 하고 있다. 대신, 이번 년도 중순 미국에서 한글을 직접 지원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미 몇 년 전 한국에 진출 해 본격적인 영업을 하는 하는 구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서버를 미국에 두고 핵심 업무는 모두 미국에서 진행하며 한글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실명제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서비스하는데 한글을 지원한다고 한국법을 따라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한글의 위상은 인터넷에서 높지 않다. 해외 유명 사이트인 Livejournal.com에서 32개 언어가 지원되고 있는데 아직도 한글이 지원되지 않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이미 지원하고 있는 사이트도 일본어, 중국어 등 주요 언어를 모두 지원한 후에나 한글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인터넷 통제 제도인 실명제 적용을 요구 할 경우 한글 지원을 포기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글 세계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한국이 인터넷에서 고립 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트위터 주소: http://twitter.com/doim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