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태블릿 인기 어디서 오는가

doimoi 2011. 1. 24. 09:24
아래 글은 지난 달 '방송통신위원회 사외보'에 기고했던 글의 초고입니다.



태블릿 탄생 배경과 최근 인기의 배경

 

손가락으로 입력 가능한 태블릿는 많은 IT 업체들이 오랫동안 도전했지만 대중화에는 실패한 아이템이었다. 과거 태블릿은 일반 노트북 대비 유용한 활용도는 파워 포인트 문서의 피드백 정도였다. 파워 포인트에서 슬라이드 쇼모드로 변경 후 스타일러스 펜으로 모니터 화면에 바로 의견 첨삭 후 전달 가능했다. 그 외는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 해 모니터를 통해 원노트로 메모를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윈도우는 기본적으로 PC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 해 입력을 하는 용도로 만들어졌기에 윈도우를 설치한 태블릿이라고 해도 비싸기만 하지 특별한 것이 별로 없었기에 수요가 적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이동 통신의 발달로 사람들은 집과 회사에서만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 이동하면서도 인터넷에 접속 해 정보를 끊임 없이 얻고 주위 사람과 소통하기를 원했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는 과거 태블릿과 다르게 처음부터 손가락만을 이용 해 사용 할 수 있도록 설계 된 제품으로 이런 욕구를 충족 시켜 주고 있어 인기가 많다. 가장 범용적인 제품을 통해 소비자를 학습 시켜가며 시장을 만들었다는 점도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이다. 애플은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제품인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통해 iOSiTunes Store를 경험하게 만들었다. 이후, 가장 대중적인 제품인 핸드폰 시장에서 아이폰을 통해 아이팟과 동일한 iOSiTunes Store를 경험하게 만들었다. 아이패드가 태블릿 PC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아이팟과 아이폰을 통해 형성 된 iOS iTunes Store에 대한 사용성의 친숙함에 넓은 화면으로 기존 아이팟과 아이폰에서는 주지 못했던 디스플레이에 대한 새로운 만족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갤럭시탭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스마트폰을 통해 안드로이드에 대한 경험을 하게 하고 더 넓은 화면으로 더 높은 만족을 경험 할 수 있게 하였다

 

태블릿 PC 무엇이 좋은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공통점이 있다면 출시 전 전문가들의 평가가 높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기술적으로 본다면 아이폰은 아이팟 터치에 전화 기능을 붙여 놓았을 뿐이고 아이패드는 아이폰을 크게 확대했을 뿐이었다. 필자 역시도 아이팟터치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아이폰을 구입 할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 할 수 있다는 것은 기대 이상의 큰 만족감이었다. 아이패드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기술적으로는 넓은 화면 외에는 아이폰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갤럭시탭 역시도 갤럭시S와 화면 크기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면 아이패드 9.7인치와 갤럭시탭의 7인치 넓은 화면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이들 제품은 글을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아이폰과 갤럭시S도 글을 읽을 수 있기는 하지만 작은 화면으로 집중 해 글을 읽기는 불가능했다. 몰입이 어려워 책을 읽으며 사색을 하기는 더욱 더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은 넓은 화면으로 실제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 동영상 감상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아이폰과 갤럭시S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 감흥을 느끼기에 어렵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은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인터넷 서핑도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S는 화면이 너무 작아 모바일 전용 페이지를 구축해 놓은 사이트가 아니면 접속 해 글을 읽기 불편했다. 때문에 전용 페이지를 구축해 높은 네이버, 다음의 일부 서비스만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은 PC와 동일한 웹페이지에 접속 해 글을 읽어도 불편함이 없기에 다양한 사이트를 돌아 다니게 된다. 침대나 쇼파에 반쯤 기대어 태블릿을 통해 하는 인터넷 서핑은 기존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앱 이용도 많이 달라지게 된다. 동일한 어플리케이션조차도 경험이 다른 경우가 많다. 아이폰에서는 피아노 앱이 있어도 한 손가락으로 소리를 내 보는 수준이었지만 아이패드에서는 정말로 연주가 가능한 것이 단적이 예이다. 이렇듯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을 이용해 보면 아이폰과 갤럭시S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넓은 화면은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 한 어린 아이들과 노인층도 부담 없이 사용하게 만든다. 아이폰과 갤럭시S는 화면이 적어 이들이 터치하며 사용하기 힘들었지만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은 넓은 화면으로 터치의 어려움이 없다. 실제로 이들 태블릿 PC 사용후기를 보면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필자 역시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어떤 앱이 인기가 많은가?

 

갤럭시탭은 국내 업체인 삼성에서 만든 기기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는 앱이 많이 내장 되어 있다. 청소년들은 SmartEdu라는 내장 앱을 많이 쓴다. Vitaedu, VisangEdu,1318 class 등 유명 교육 사이트와 제휴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학창 시절 꼭 필요한 프라임 전자사전 (국어 사전, 영한사전)도 내장 되어 있어 많이 이용한다. 고등학생들을 위한 수학공식이 정리 되어 있으며, 대학생들을 위해서 공학용 계산기 기능도 내장하고 있다. 갤럭시탭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글을 읽는 것이다. 텍스토어와 교보ebook를 통해 책, 신문, 전문 지식, 잡지, 만화 책을 구입 해 읽을 수 있다. 직장인들은 Thinkfree Office를 많이 이용한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pdf 파일 등 대부분의 문서 파일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탭은 7인치 화면을 사용하는데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7인치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네비게이션으로는 최적의 사이즈이다. 가장 인기 있는 지도인 아이나비 지도를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어 네비게이션으로도 최적이다.

 

갤럭시탭과 다르게 아이패드는 대부분의 앱을 AppStore를 통해 다운받아야 한다. 해외에서는 신문 앱으로는 뉴욕 타임지, 와이어드, 방송 앱으로는 ABC, CBS, NBC 등을 많이 이용한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유료로 영화들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는 중앙일보, 조선일보, 매일경제 신문 앱이 인기가 많다. 9인치의 넓은 화면과 깔끔한 정리로 신문을 보는 것보다 더 편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플립보드 (Flipboard)는 사용자가 많기도 하지만 미디어 업계에서 주목 하는 앱 중 하나다. Flickr, ELLE 등의 콘텐츠를 아이패드에 최적화 시켜 마치 잡지를 보는 듯한 구성과 페이지 넘김을 지원한다.

아이패드 출시 이후 가장 주목 받는 어플은 교육과 오락이다. 애플에서 제공하는 iBooks와 세계 최대 서점인 아마존이 제공하는 수십만 권의 책 때문이다. 특히 유아용 책은 기존 책의 고정 관념을 바꾸고 있다. 인기 동화책 앱인 ‘Teddy’s Day’를 보면 단순히 성우가 책을 읽어 주는 수준을 넘는다.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인다. 스토리에 맞게 그때 그 때 아이들이 캐릭터와 배경을 터치 할 수 있게 하였다. 동화책 주인공 대신 직접 퍼즐을 맞추기도 한다. 동화책 내용에 맞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 그림이 완성 되면 배경으로 나오는 액자에 자신이 그린 그림이 놓여 있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태블릿 PC의 어떻게 발전할까?

 

단기적으로는 갤럭시탭 같은 안드로이드 계열의 태블릿은 OS의 발전이 있을 것이다.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에 비해 하드웨어 사양은 뛰어나지만 안드로이드 2.2를 사용 해 논란이 많았다. 안드로이드 2.2는 해상도가 낮은 스마트폰용으로 개발 된 것이지 태블릿 PC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만간 태블릿 PC를 지원하는 3.0 (허니콤)이 나오면 고해상도를 지원 할 수 있어 아이패드 수준으로 화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능적으로는 동시에 여러 앱을 띄워 사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하드웨어가 보강 될 것으로 예상 된다. 요즘 기본적으로 있는 USB와 카메라 기능이 없다. USB를 꽂을 수 없기에 확장과 다른 기기와의 연결이 어렵고 카메라 기능이 없기에 카메라를 활용하는 AR 앱을 활용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중기적으로 가장 발전이 클 것으로 예상 부분은 역시 태블릿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이다. 태블릿 PC가 출시 됨에 따라 아마존의 킨들로 대표되는 e잉크 단말기의 판매가 주춤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2 13일 씨넷뉴스에 따르면 오히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을 정도로 해외에서 e잉크 단말기가 꾸준한 사랑 받고 있다. e잉크 단말기는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태블릿 PC에 비해 매우 가볍다. 필자는 한국형 킨들이라고 할 수 있는 비스킷도 사용하고 있는데 매우 가벼워 휴대성에 대한 만족도는 아이패드와 갤럭시탭보다 매우 높다. 종이책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가독성도 e잉크 단말기의 장점이다. 또한 화면을 전환 할 때만 전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밧데리를 오래 사용한다는 장점도 있다. 이렇듯 e잉크의 장점이 확실하기에 킨들이 아직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며 이는 태블릿 PC의 발전 방향을 말해주기도 한다. 가까운 시기에 태블릿 PC LCD e잉크의 장점을 모두 흡수한 모습일 것으로 예상 되며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되고 있다. 가볍고 가독성 좋고 밧데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여기에 종이처럼 말아서 다닐 수 있게 태블릿을 가까운 미래에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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